PSI 칼럼

감성편지 하나. 날아오르다, 볼라레!

2014-05-16 | 83

 

뒤센미소가 아름다운 H님께

가족들과 함께 한 뱃부 온천여행은 즐거우셨나요?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셨을 것 같아서 부럽습니다.

누구든지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고 대기는 꽁꽁 얼어붙은 추운 겨울날,

온천욕을 막 마치고 나오면서 이렇게 행복한 탄성을 지르겠지요.  ‘아, 날아갈 것 같다’
 

날아갈듯한 이 멋진 기분은 아마도 오랫동안 간절히 소망했던 꿈이 이루어진 순간,

죽음 같은 지독한 고통의 터널을 벗어나는 순간,

작게는 지치고 힘든 몸이 숙면과 개운한 목욕으로 회복되는 순간에만 경험할 수 있는

빛나는 감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역설적이게도 짙은 그림자를 안고 있는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빛남이겠지요.

그래서 새해 첫 감성오디세이의 주제는  ‘날아오르다’ 입니다.

 

 

 

<샤갈 이야기>





                                              <마을 위에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15년, 마르크 샤갈은 파리에서 고향 비데브스크로 돌아와

사랑하는 약혼자 벨라 로젠펠트와 결혼을 합니다.

벨라는 전쟁과 기근, 유태인 박해의 암울한 고난의 시기에 정감어린 분위기의 밝은 그림을 그리도록

샤갈을 열정과 꿈의 세계로 이끌어 줍니다.

이에 샤갈은 보고 계시는 그림 <마을위에서>를 그려 벨라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글솜씨가 뛰어났던 벨라는 이 그림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당신은 나를 색채의 물결 속으로 이끕니다.

갑자기 당신은 나를 땅에서 끌어올리고 당신 자신도 뛰어 오릅니다.

창밖에는 구름과 푸른 하늘이 우리를 부릅니다.」     
                                           

                                         벨라 샤갈 <불을 밝히며>중에서

 

 

 

 

<볼라레 이야기>
 

Volare는 이태리어로 ‘ 날아오르다 의 의미입니다.
 

1958년, 이태리에 샤갈의 그림을 좋아하는 프랑코 마글리아치(Franco Magliacci)라는

칸초네 작곡가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싱어송라이터인 음악친구 도메니크 모두뇨(Domenico Modugno)랑

바닷가에 놀러 가기로 했는데 친구가 약속 펑크를 내는 바람에 혼자 와인에 흠뻑 취해 잠이 들었답니다.

그런데 꿈속에서 샤갈의 그림 한 폭처럼 노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얼굴의 반을 푸른색으로 칠하면서

하늘로 날아오르더랍니다. 그날 밤 늦게 나타난 도메니크와 함께 파란 하늘을연인과 함께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샤갈의 그림을 노래로 가다듬어 태어난 노래가 ‘ 볼라레’ 입니다. 그

럼 노래를 함께 들으시면서 이야기를 계속 나눌까요?

음악.볼라레

 


 

처음에는 노래제목을 ‘Songno in Blu’(Dream in Blue)라고 붙였다가

가사 중에 반복되는 ‘Volare’가 너무 인상적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래제목도 바뀌게 됩니다.

날아라, 노래하라’란 의미의 ‘Volare~oh, oh, Cantare~oh,oh,oh’를 따라 부르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흥겨워지지 않나요?
 

도메니크가 부른 이 노래는 그 해 산 레모 가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고

유러비젼 송 콘 테스트에서 3위에 오르더니 이듬해 1959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1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반’, ‘올해의 노래’로 선정되어 칸초네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팝 차트 정상에 서게 됩니다. 자료를 조사하다보니 2005년에 유러비젼 송 콘테스트 50주년 이벤트로 시행한

‘가장 좋아하는 노래’ 조사에서 ‘Volare’가 2위에 랭크 되어 있더군요. 1위곡은 무엇이었냐구요?

1위는 ‘아바’가 부른 ‘워털루’랍니다.

 

 

 

<코니 프란시스 이야기>



                       <코니 프란시스 CD자켓>

 

수 많은 가수와 밴드들이 이 노래를 불렀지만 저는 유독 지금 들으신 목소리의 조인공인

‘코니 프란시스’ 를 제일 좋아합니다. 목소리에서는 힘과 자신만만함이 느껴지고

노래의 감정을 제대로 녹여내어 표현하는 호소력에 끌려 제 학창시절의 넘버원 레파토리로 삼았었지요.
 

팝, 락앤롤, 라틴넘버의 폭 넓은 영역을 넘나들며 ‘여자 엘비스 프레슬리’라고 불리워졌던 그녀였지만,

4번에 걸친 성대수술의 실패로 결국 목소리를 잃게되어 ‘목소리를 잃은 천사’가 되었답니다.

그러기에 더 여운이 남는지도 모르겠군요.

 

 

<스티브 행크스 이야기>
 

샤갈에서 100년의 시공을 건너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수채화가의  Volare 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946년 미국 샌디에고 태생인 스티브 행크스(Steve Hanks)의 그림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속으로 촌스러운 질문을 했습니다. ‘사진일까, 그림일까’
 

그런데 일년 넘게 보고 또 보는 중에 이 화가의 그림들이

나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어준다는 것을 깨닫고는 한 해를 시작하는

1월 편지에 실어 오디세이를 읽으시는 모든 독자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사진처럼 섬세하면서도 따스한 터치감, 그래서 제가 붙인 그림의 분류는 ‘감성 리얼리즘’입니다.

제가 고른 세 편의 그림들을 찬찬히 들여다보시면 그림들이 H님에게  ‘Volare’ 라고 말을 걸어오리라 믿습니다.

 

 



                               

 




                                        

 



             

 

 

제가 세 그림의 제목을 조금 바꾸어 보았습니다.
 

<묵묵히 걷다>
<박차다>
<날아오르다>

 

연결하면 <묵묵히 걷다가 박차고 날아오르다>입니다.

H님께 드리고 싶은 새해의 제 기원이자 저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 열심히 일한 다음에 비행기에 몸을 싣고 땅을 박차고 이륙하는

그 한 순간의 꿈이 있기에 우리는 올 한해도 무거운 짐을 지고 묵묵히 걸어가야겠지요.

하와이가 우리에게 손짓을 합니다. 날아오라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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