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늘 청춘이어야 합니다
2014-06-05 | 94
삶은 늘
청춘이어야 합니다
어느덧 한 해의 중반에 다다라 6월입니다.
6월(June)은 “젊은이”를 뜻하는 라틴어 “Juniores”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러니 6월은 청춘의 계절, 열정의 계절이지요.
뜨거운 열정이야말로 청춘의 특권입니다.
‘열정(Passion)’의 본래 의미는 ‘자신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위해 기꺼이 고통 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6월에는 시대마다 남달랐던 욕망과 뜨거움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1950년 6월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며
이 땅의 배고픔을 몰아낸 산업화 세대의 열정이 숨쉬고 있습니다.
또한 80년 6월 민주화를 위해 산화해간 청년들의 희망이 살아 있습니다.
2002년 6월 전국민이 새벽까지 하나되어 외치던 온 국민의 붉은 함성도 어우러져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열정의 6월은
저 혼자 저절로 온 게 아니라
그 앞에 5월(May)이 내어준 자리를
찾아 들어왔습니다.
5월초 어느 날 필자가 집에 도착해보니
글쎄 아내가 무성하던 벵갈고무나무의 잎을 몇 개도 안 남기고 죄다 따버린 게 아닙니까!
그래야 새 순이 나온다나요. 처음엔 믿지기 않았는데 진짜 2주 뒤에 신기하게도 새순이 조금씩 나오더니
2주가 더 지나서는 이전처럼 잎이 다시 많아졌습니다.
그것도 더 푸르고 건강한 잎새들로 말입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라
이미 그 안에 숨어 있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정말 옛 것이 가야 새 것이 오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기존 잎 제거 2주 후의 사진> <다시 2주 후의 사진>
옛 것은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새 것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5월(May)이 “노인”을 뜻하는 라틴어 “Majores”에서 유래 한 것을 보면
더더욱 6월의 젊음은 과거에 빚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뒤로 물러서서 든든한 배경이 되는 뒷산이 있어서 더욱 빛나는 앞산처럼 말입니다.
낡은 것을 딛고 새 것으로 진화하는 발전에 대해서 암울한 시절
중국 민중의 청년정신을 불러일으켰던 노신의 말에는 분명 울림이 있습니다
늙은 사람은 길을 비겨주면서 길을 재촉하고, 격려해주며 나아가게 한다.
도중에 구멍이 있으면 자기가 죽어 그것을 메우면서 그들을 가게 해야 한다.
청년들은 자기를 가게 하기 위해 구멍을 메워준 노인에게 감사해야 하며,
노인도 자기가 메운 구멍 위를 지나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청년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노신,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중에서
인생에서 가장 설레고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청춘!
이 시기는 그냥 나이가 젊어서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나이가 젊다 하더라도 낡은 것을 딛고 일어설 용기가 없으면 젊음을 포기한 것입니다..
사무엘 울만이 말하는 ‘청춘’의 조건도 나이가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입니다.
그렇게 보면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시도했던 생전의 스티브 잡스는 언제나 청춘이었습니다.
청바지에 검정 티셔츠 차림으로 소탈하게 애플숍을 걸어나오는 스티브 잡스에게서
우리는 점잖은 CEO의 권위보다는 오히려 자유로운 청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매장을 걸어 나오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합니다.
<Photo creddit Cedric Lignier>
혹시 점잖다는 말을
많이 들으시는 편입니까?
점잖은 사람의 의미는 ‘듬직하고 의젓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점잖다는 말은 ‘젊지 않다’는 말에서 왔으니 점잖은 사람은 더 이상 젊지 않은 사람,
즉 뜨거운 열정과 생생함이 사라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청년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니 반드시 좋은 말만은 아닙니다.
그러니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점잖게 있지 말고 순간순간 열정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청춘을 유지하는 비결은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입니다.
세계 최초로 비행기로 대서양을 횡단한 린드버그는 말년에
자신이 기증한 비행기가 있는 스미소니언 항공 우주박물관을 찾아갑니다.
젊은 시절을 회상해보던 린드버그는 스스로 놀라며 이런 말을 남깁니다.
‘저 계기판도 고도계도 없는 쇳덩어리에 불과한 걸 몰고 내가 정말 대서양을 건넜단 말인가’
린드버그는 스스로 늙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도 육체적으로 쇠약해졌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은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된 자신을 보며 젊음을 잃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에 두고 싶을 정도로
청춘은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삶은 늘 청춘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늘 과정이어야 합니다.
우리들은 결과만 보는데 너무 익숙해져 있습니다.
사실 결과는 매일 매일의 숨은 과정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것인데 말입니다.
열정 없이 방향 없이 버리는 시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시간은 점점 더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직은 6월. 아직은 한 해의 중간 과정입니다.
실패하더라도 일단 시작해봐야 합니다.
시행착오는 소중한 창조의 데이터이니까요.
그래서 릴케는 얘기합니다.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테니까.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