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 칼럼

‘희망의 리더십’ 섀클턴을 기다리며

2014-06-10 | 84

 

‘희망의 리더십’ 섀클턴을 기다리며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사뮈엘 베케트는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고도가 과연 올 것인지, 온다면 언제 올 것인지,

고도가 무엇인지도 정확히 모르는 채 그가 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두 주인공의 의미 없는 대화와 독백을 통해

인간존재에 대한 본원적 허무와 부조리, 불안을 단순하면서도 긴장감 넘치게 묘사해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역시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 탐험가 섀클턴은 1914년 27명의 대원과 남극 탐험에 나섰다.

그가 탐험 대원을 모집할 때

 

 

<위험천만한 항해에 참가할 사람 모집>

:임금은 많지 않음. 혹독한 추위와 수개월간 칠흑 같은 어두움, 끊임없는 위험,

무사귀환 보장이 없는 항해임. 물론 성공할 경우 커다란 명예와 인정을 받음

    

                                          -어니스트 섀클턴-

 

 

이라는 다소 무모한(?) 모집광고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섀클턴의 명성만 믿고 5000명이 모여들 정도로 탐험대장으로서의 능력이 검증된 그였지만

출항하자마자 그를 기다리는 것은 남극의 차디찬 얼음과 역경뿐이었다.

출항한 지 43일 만에 부빙(浮氷)에 갇혀 표류하다가 결국 바닷물에 배가 얼어붙어 더 나아갈 수 없어진데다

11개월 보름 만에 대원들의 희망과 생활, 생존을 담고 있던 탐험선 인듀어런스호마저 부서져 살 수 있다는

어떤 희망도 발견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섀클턴은 이 순간 남극탐험을 포기하는 대신 '전원 무사귀환'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고

주어진 여건 속에서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 간 덕에 출항 634일 만에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전원이 무사귀환하는 기적을 달성했다.

 

"찌들고 꾀죄죄하며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비좁은 움막에서 우리는 콩나물시루처럼 뒤엉켜 살고 있다.

종기가 나고 동상에 걸려 발가락이 잘린 대원 옆에 누워 있으면서… 정말 끔찍한 생활이다.

여기서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는 행복하다"라고 쓴 대원의 일기 속에서 보듯

절망의 바다 위에서 그들의 불안과 고통을 극복하게 한 것은 대원들의 섀클턴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희망의 리더십이었고

이것이 기적을 만들어 낸 결정적 계기였다. 섀클턴이 남극 탐험에는 실패했음에도 불구,

영국 BBC 방송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탐험가 5명 중 한 명으로 그를 선정하고,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정복한 힐러리경이 "역경에 빠져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섀클턴의 리더십을 달라고 기도했다"며

그를 칭송한 것은 위기 속에서 그가 발휘한 리더십 때문이다.

 

"부빙에 갇혀 수개월간 단조로운 생활을 할 때, 환경이 우리 모두를 절망적으로 만들 때,

우리 모두는 춥고 배고픈 상태에서 고통에 짓눌렸지만 불평 불만과 타협하지 않았다.

자석같이 끌리는 매력을 가진 리더와 함께 있는 한 우리는 희망이 있었고 즐거웠으며 힘이 넘쳤다"고

탐험대원 한 명이 일기에 쓴 이 글을 보면

리더십이 왜 중요하며 현재와 같은 어려운 시기에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계속되는 글로벌 경제 불안정에다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기업들은 어떤 새로운 경제질서가 전개될 것인지,

언제 경기가 어떤 방법으로 회복될지 불확실성의 안개 속에 서 있다.

조직의 리더들은 '고도'를 기다리면서도 고도가 무엇이며,

그가 올지 안 올지도, 언제 올지 모르고 기다려야 하는 두 주인공과 유사하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목표를 제시하고

신뢰와 팀워크를 유지해

 

언젠가 기회가 왔을 때 불확실성의 바다를 무사히 탈출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했던 섀클턴을 필요로 한다.

 

 

난세일수록 리더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고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는 더욱 고독한 위치에 서게 된다.

새로운 시대가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영웅을 필요로 하고 이런 난세에는 새로운 영웅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이 땅에 새로운 기적을 창조할 수 있는 수많은 섀클턴의 탄생을 기다려 본다.

 

정재창 PSI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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