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신(神)
2014-07-07 | 68
기회의 신(神)
서양의 고대신화에 '기회'에 관한 역설적 이야기가 있다.
기회란 채 발견하기도 전에 사라져 버리거나 설령 마주쳐도 너무 미끄럽기 때문에 잡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기회의 신'은 원래 앞 머리카락만 있을 뿐 뒷머리카락이 없어 미리 앞에서 잡지 않는 한 헛손질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회의 신을 잡는 것처럼 리더가 미래를 예측해 기회를 포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잡기가 어렵다고 해 포기하거나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리스크에 도전하지 않고는 기회 선점을 통한 성공을 기약할 수도 없고 생존 또한 어려워지기도 한다.
"그건 책에 나오는 이야기일 뿐
과연 어느 경영자가
실패를 허용하고 장려할 수 있겠느냐"
는 현실적 반론에 대해 필자도 마땅한 답변을 할 수가 없어 곤혹해진 적이 있다.
'우린 똑똑한 사람 필요 없다. 엉뚱한 일 벌이지 말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지닌
국내 가장 보수적인 몇 개 회사들이 알찬 알토란 회사로 알려져 있고 주가도 높은 것을 봐오던 터라
자신 있게 설득하기가 곤란해 한 발짝 물러서며 피해버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A사의 경우
소비자 제품과 유통업 중심에서 중공업·기계업종으로 구조조정을 잘해 세계적인 회사가 됐다.
반면 '돌다리를 두드려 보되 건너지는 않는다'는 B사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10위권 매출이었지만 여러 번의 인수합병(M&A) 기회를 놓치며 100위권 밖으로 밀려 고전하는 것을 보면
이들 '오늘의 알토란' 기업들이 언제까지 그런 위치를 누릴지는 모르겠다.
도전정신과 창조적 에너지가 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미래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럼 그런 불행을 예방키 위해 어떻게 하면 '실수할 자유'나 '리스크테이킹'을 허용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해
무엇이 '허용 가능한 실수나 리스크테이킹'인지 미리 기준을 정해 알려주고 규범화해 실행하기를 제안한다.
예를 들어 그 실수가 무엇을 혁신하거나 개선키 위한 노력 가운데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라면
과감한 관용이나 격려를 베풀어 시행착오를 귀중한 학습기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되
대신 과실, 반복되거나 주의부족 등으로 인한 실수는 반드시 그냥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그 리스크테이킹으로 인한 실패나 실수가 발생되기 전에 미리 단계별로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예측해
리스크별 평가 및 대안준비가 있었는가하는 점을 '허용 가능한 실수'의 판단 기준으로 적용하면
조직학습을 통해 리스크 관리가 이뤄지게 할 수 있다.
유학시절 한국에서 온 손님을 태우고 일을 보다가 급한 마음에 장애인 주차하는 곳에 잠시 차를 세웠다가
2배나 비싼 벌금 스티커를 뗀 적이 있다.
그 이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장애인 표시가 있는 곳에 주차를 하지 않는다.
실수는 많든 적든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만 그 실수를 통해 무엇을 배우도록 하느냐와
배우게 된 것이 잃은 것보다 크게 만드는 것이 창조와 혁신을 원하는 리더의 역할이 아닐까.
앞 머리카락이 없는 '기회의 신'은 잡기는 무척 어렵지만 아주 공평한 신으로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있는 리더를 좋아한다.
정 재 창 PSI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