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 칼럼

순서의 힘

2016-02-29 | 235

 


순서의 힘

 

청수초등학교 정문 앞에 매화꽃이 핀 다음에

 

건너편 청수공원에 산수유 꽃이 피고,

 

아파트 경비실 옆에 목련이 핀 다음에

 

아파트 돌담에 기대어 개나리가 피어나고,

 

청수 초등학교 울타리 길 따라 진달래가 핀 다음에

 

아파트 뒷산에 벚꽃이 핍니다.

 

 


 

 

자연은 거르고 뛰어넘는 법이 없습니다.

해마다 어김없이 꽃들은 차례차례 피어나 봄날을 치장하는 이어달리기를 합니다.

어느 꽃도 혼자서 봄을 독차지 하지도 않습니다.

사이 좋게 봄날을 나누어 순서대로 예쁘게 색칠 놀이를 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순서입니다.

 

 

사람이 하는 대부분의 일에도 자연스러운 순서가 있습니다.

정해진 순서와 규칙을 걸러뛰지 않고,잘 지키면 더 안전하고 더 쉽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게임의 룰, 비즈니스 예의, 안전절차, 교통법규, 질서, 일하는 방법, 요리의 레시피 등 모두 행동하는 순서를 잘 지키면 좋은 것들입니다. 정해진 요리 레시피를 그대로 지키면 누구나 쉽게 그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레시피에 있는 순서대로만 하면 요리에 젬병인 사람도 일정 수준의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흔한 실수도 줄여줍니다.

순서 지키기는 분명 우리에게 효율과 효과를 선물합니다.

 

 

때로는 익숙한 순서를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좋아질 경우가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거꾸로 식사법’입니다. ‘거꾸로 식사법’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평소에 해왔던 식사법과는 달리, 밥을 먹고 난 후에 과일 등의 디저트를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서를 바꿔서 과일 등의 후식을 먼저 먹고 반찬, 밥 순서대로 먹는 것입니다.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섭취하게 하는 것이지요. 채소와 과일류 등을 먼저 먹어서 혈당을 올리고 식이섬유를 장에 보내 포만감을 주어 전체적으로 식사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식사 순서는 밥을 주로 하고 채소를 적게 먹는 한국인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순서 바꾸기의 힘입니다.

 

 

일상 대화에서도 순서는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하는데 익숙합니다. 정작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맨날 거꾸로 행동합니다. 일방적으로 내뱉는 이야기에는 힘이 없습니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 무게를 두면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무게는 줄어듭니다. 대화에서 순서 바꾸기의 힘은 내 이야기를 늘어놓기 전에 질문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보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상대방이 폼 나게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그 순간 대화의 무게중심은 상대방에게 가지만 나는 훨씬 쉽게 대화의 시소를 탈 수 있게 됩니다.

우선, 상대방의 말부터 들어봅시다.

 

 

말할 때 앞말과 뒷말의 순서를 어떻게 하느냐 도 중요합니다. 같은 말을 하는데 결코 같지가 않습니다.

 

‘맛은 있는데, 칼로리가 높겠네요’

‘칼로리는 높겠지만, 맛있겠어요’

 

말의 순서만 바꾸었을 뿐인데 강조하는 내용이나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앞의 말은 ‘칼로리가 높아서 문제’ 라는데 초점이 있고, 뒤의 말은 ’맛있겠다’ 는데 초점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디스할 것인지 존중할 것인지 말의 순서 하나로 바꿀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은 차례를 거르지 말고 정해진 순서를 지켜야 하고,

어떤 일은 순서를 건너뛰어야 낫고, 어떤 일은 거꾸로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순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또 다른 중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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