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 칼럼

생각의 열쇠

2016-05-03 | 317

 

도상오의 Purple Zone 2016년 5월호

 


책상 서랍 속에는 '언젠가는' 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넣어 두었던 잡동사니들이 가득합니다. 대부분 필요해서 찾기 전까지는 외부의 소통이 철저히 단절된 수감자들이지요. 그중에는 어디에 맞는지도 모를 열쇠들도 있습니다. 도대체 그 짝꿍들은 누구일까요? 무엇을 열기 위해, 무엇을 지키기 위해 필요했던 것일까요?

 


 


열쇠는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물건입니다.
열쇠는 닫힌 것을 열게 하고, 감춰진 비밀을 풀어줍니다. 가로막는 것을 통과하게 하고, 집이나 사무실, 자동차, 금고, 책상 등 짝꿍들을 유용하고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열쇠입니다. 열쇠가 없다면 들어가거나 나갈 수도 없고, 소중한 것을 지킬 수도 없고, 움직이게 할 수도 없습니다. 짝꿍들은 열쇠의 움직임에 반응합니다. 정말 열쇠는 작지만 아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지요.

 


 


우리가 아는 열쇠의 정의를 다시 살펴봅시다.

[자물쇠를 잠그거나 여는 데 사용하는 물건.]

열쇠는 두 가지 물체가 완벽하게 짝을 이뤄야만 쓸모가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비밀번호, 지문, 생체 인식 기술, 전파 등 똑똑한 열쇠 (Smart Key) 들도 모두 자물쇠가 요구하는 정답을 갖고 있어야만 제 힘을 발휘할 수 있지요. 맞지 않는 열쇠는 아무리 성능이 좋더라도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생각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는 또 다른 생각입니다.


사람들의 낯선 생각과 무한한 상상력은 우리에게 또 다른 상상력의 문을 열어줍니다.
생각의 열쇠는 그 짝이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힘을 발휘합니다.
오히려 어긋난 톱니바퀴가 사람들을 더 자유로이 꿈꾸게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지요.

 


 


물울타리를 둘렀다
울타리가 가장 낮다
울타리가 모두 길이다
- 함민복 <섬>


함민복의 시, '섬' 전문입니다. 바다라는 진부한 단어 대신, '물울타리'라는 말로써 독자에게 바다를 선물합니다. 본래의 뜻을 벗어났지만, 그렇기에 더 새롭고 재밌게 다가옵니다. 짧지만 훨씬 더 많은 생각들을 이끌어냅니다. 바다와 섬을 보고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해야 이런 보물 같은 시가 나올 수 있을지요.
 


 


르네 마그리트의 '꿈의 열쇠' 라는 작품입니다. 액자 속에 4개의 각기 다른 그림과 그 아래로 4개의 단어가 나란히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네 번째 '여행가방'을 제외하고는 다른 것들은 그림과 단어들이 서로 일치하지 않습니다. 엉뚱하게도 '말'은 '문'이라 하고, '시계'를 '바람'이라 하고, '물병'은 '새'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세계로 한 발짝 나가기 위해서는 갇혀있는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가능성을 꿈꿀 수 있어야 합니다. 현실의 질서를 흔들어야 합니다. 이런 의도적인 연결이 현실을 넘어 새로운 세계로 가는 열쇠 역할을 하게 됩니다.

 


 


 
낯선 생각의 열쇠는 생각을 열어주고, 밀고 나가고, 움직이게 해줍니다. 상상하는 어떤 곳이든 우리를 데리고 가줄 것입니다. 가두고, 거부하고, 막아서는 현실의 문을 활짝 열고 움직이게 할 당신의 생각의 열쇠.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열어줄 또 다른 당신만이 지닌 생각의 열쇠를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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